설날보다 따뜻한 베트남의 설, 테트 축제 이야기
“이 꽃은 한 해의 행운을 가져다준대요. 새해 첫 손님이 좋은 사람이면, 그 해는 무조건 잘된대요.”
냐짱의 어느 작은 가게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지만, 그 말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설날’, 테트(Tết)를 진짜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의 설, 테트는 단순한 명절이 아니다
테트는 음력 1월 1일, 한국의 설날과 비슷한 시기에 열립니다. 하지만 테트는 단순한 '새해맞이'가 아닙니다. 이 시기는 베트남인들에게 가족, 조상, 운명, 정성이 모두 담긴 아주 특별한 시간입니다.
- 사람들은 조상의 제사를 지내고,
- 새해 첫 손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며,
-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꽃과 장식을 걸어 둡니다.
-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매화(hoa mai)와 복숭아꽃(hoa đào)입니다.
한국에서 우리는 ‘세배’와 ‘떡국’을 떠올리지만, 베트남에서는 반쯩(bánh chưng)과 반떼(bánh tét)라는 전통떡을 나눕니다.
낯설었지만 따뜻했던 첫 테트
저는 운 좋게도 테트 기간 중 냐짱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관광지라 비교적 조용했지만, 골목 안쪽에서는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난 현지 가족이 저를 식탁에 초대해 주었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반쯩을 자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해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면, 뭐든지 잘 돼요.”
그 순간 저는 테트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마음의 시간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한국의 설과 비교하며 느낀 것
한국에서도 설날은 가족의 날이지만, 점점 바빠지고 피곤한 ‘의무’가 되어버린 느낌도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에서는 테트를 온전히 ‘쉼’과 ‘환영’의 시간으로 보냅니다.
- 새해 첫날 아침엔 낯선 이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húc Mừng Năm Mới)” 라고 웃으며 인사합니다.
- 어르신은 아이에게 붉은 봉투(리시)를 건네며 복을 전하고,
- 집마다 복을 기원하는 꽃과 음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무리하며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 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베트남의 테트를 통해 저는 이 말을 진심으로 느꼈습니다.
단순히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새해를 ‘맞이하는 법’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바쁘고 지쳐 있다면,
당신도 잠시 베트남식 테트를 상상해보세요.
조용히, 따뜻하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그 새해는 분명, 조금 더 따뜻해질 겁니다.